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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기

20170305

하연하연 2017. 3. 7. 03:03

2017. 3. 6 일기

여러 생각에 새벽까지 잠못들다 이대로다간 우울에 잠식될 거 같아서 급히 연극 티켓을 예매했다.
이미 늦은 시간이었지만 오랜만의 외출이라 한시라도 빨리 잠에 들어야 될 거 같아서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었다.
그런데 오히려 음악을 들으면 들을수록 깊어져가는 생각에 차라리 주체못할 감정이라면 쏟아내야겠다는 마음으로 편지를 써내려갔다. 그러다 결국 그만 또 펑펑 울어버렸다.
꿈과 현실의 흐릿한 경계선에서 잠에 들었다 깼다를 반복하다가, 꿈과 현실이 구분 되지 않는 깊은 잠에 들었을 때쯤 꿈에 또 그 애가 나타났다.
꿈속에서 이틀에 한번은 마주하는 그 애가 참 반갑다가도, 꿈이 아니라면 만날 수 없다는 생각에 우울이 다시 또 찾아왔다.
그래도 연극 예매를 해두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게, 이거라도 하지 않았으면 오늘 하루 또 방에만 쳐박혀 있었을 게 뻔했다. 벌써 일주일째니 이젠 밖으로 나올 때가 됐다.
아무튼 아침에 잠든 탓에 오후가 되어서야 일어나 부랴부랴 준비를 하고 혜화역까지 갔다.
오랜만에 붐비는 거리를 걷고 많은 사람들을 마주하니 참 불편했다.
공연장에 도착해 티켓을 받고 자리를 찾아 앉았는데 당일 예매라 그런지 상당히 좋지 않은 자리여서 공연을 잘 볼 수 있을까- 하는 생각이 들었다.
그래도 왼블 맨 끝 자리여서 양 옆에 사람을 끼고 앉은 게 아니라 나름 만족했다.
.
오랜만에 설렌다는 느낌을 받으며 극의 시작을 기다렸다. 극은 전체적으로 크게 거슬리는건 없다고 생각돼서 꽤 괜찮은 무대였던 거 같다. 다만 첫공이라 그런지 자잘한 실수가 있었지만 배우분들의 임기응변으로 유쾌하게 넘어갔다. 하나 아쉬웠던 건, 내 자리가 뒷쪽 구석에 있어서 그런지 들리지 않은 대사들이 있었다.
또 극을 보는 중간중간 알 수 없는 타이밍에서 울컥하는 바람에 혼자만의 생각에 잠기어서 흐름을 놓치기도 했다. 특히 동화 이야기를 들을 때.
아무튼 연극을 보고 들은 전체적인 느낌은 영화 파수꾼을 봤을 때 느낀 마음과 비슷했다. 전혀 다른 스토리의 작품이지만 그냥 느낌이 그랬다.
뭔가 다시 한 번 보고 생각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
고든과 프레이저의 감정선이 100% 와닿지 않은 건 연극 특성상 시간 제약의 문제라 생각하면 될까? 극에서 보여주지 못한 고든과 프레이저의 함께한 시간들은, 그로인해 축적된 감정들은 내 상상에 맡겨도 되려나
아무튼 웬만하면 어제 봤던 캐스트 그대로 보고 싶다.
그리고 '나쁜 자석'이라는 말이, 그 의미가 참 지금의 나를 가리키는 거 같아서 한편으론 착잡한 마음이 들었다.
.
내일 아니 오늘 몇 시간 후면 다시 학교를 간다. 이번 학기도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. 생각만 해도 지친다.
이번엔 감정을 덜 쓰는 방법을 배워야겠다.
누구에게 의지하려 하지 말고, 기대도 하지 말고,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거라는 걸 절대 잊지 말아야겠다.
.
한철 앓다 지나갈 우울이려니 하고 넘겨야지
늦었는데 잠이나 자야겠다.
#나쁜자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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